BMW가 중국 시장을 위한 전용 모델을 개발한 서구 럭셔리 브랜드 중 선두주자인 가운데, 이번엔 X3의 롱휠베이스(긴 축간거리) 버전이 오토 상하이 2025에서 첫 공개됐다.
BMW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로 세단의 휠베이스를 늘린 롱휠베이스 버전을 먼저 선보였고, 이후 그 전략을 SUV(크로스오버)로 확대해 왔다. X1은 2016년에, X5는 2022년에 긴 휠베이스 모델이 출시됐지만, X3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이와 같은 변화가 적용되었다.
중국 전용 X3 롱휠베이스는 글로벌 모델(G45)이 아닌 독자적인 코드네임 G48을 사용한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된 G48은 해당 세그먼트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며, 휠베이스는 2,975mm(117.1인치)로, 글로벌 모델보다 110mm(4.3인치) 더 길다.
차량 크기의 차이는 뒷문 크기만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체 길이는 4,865mm(191.5인치)로, 이는 3세대 X5(F15)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단순히 크기만 커진 것이 아니다. 중국형 X3는 뒷좌석 탑승자의 편의를 위한 앰비언트 라이트와 허벅지 지지 확장 기능이 포함된 시트가 탑재되어 있으며, 좌석 사이에는 무선 충전 패드도 마련돼 있다. 시트는 추가 쿠션이 더해지고, 보다 누운 각도로 설계돼 장거리 주행에서도 높은 안락함을 제공한다.
또한 이 모델에는 뒷좌석용 쿠션과 투톤 인조가죽, ‘크래프티드 클래리티’ 옵션에서 볼 수 있는 결정 소재의 조작 버튼도 포함되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고객은 키드니 그릴 패턴을 형상화한 발광 실이 포함된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도 선택할 수 있다.
BMW가 중국 시장에 롱휠베이스 X3를 선보인 데에는 두 가지 핵심 이유가 있다. 우선, X3는 BMW 전체 제품 중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로, 3시리즈 세단보다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3시리즈 투어링 포함 시에는 3시리즈가 상위). 또한, 중국은 BMW의 최대 시장이며, 2023년 기준 기존 X3 모델이 중국 내 전체 X 시리즈 판매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X3 G48 모델은 BMW와 브릴리언스(BMW Brilliance)의 합작법인에 의해 중국 선양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합작사는 2026년부터는 전기 SUV인 롱휠베이스 iX3도 생산할 계획이다. iX3는 BMW 그룹이 최근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일부 공개한 ‘노이클라세(Neue Klasse)’ 라인업의 일환으로, 차세대 전동화 모델로 기대를 모은다.
BMW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과 시장 흐름을 정확히 반영해 제품 전략을 이어가고 있으며, X3 롱휠베이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