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 전기차 기업 BYD가 브라질 신공장 가동을 통해 남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동시에 한 번의 충전과 주유로 약 2,000km 주행이 가능한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개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는 BYD가 양적 팽창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며 세계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명확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남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 브라질 신공장
BYD는 브라질 바이아 주에 위치한 과거 포드 자동차 공장 부지에 새로운 생산 단지를 공식적으로 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생산 시설 확장을 넘어,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공세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BYD는 이 공장에 약 5억 7천만 유로(한화 약 8,400억 원)를 투자하여, 2031년까지 연간 최대 60만 대의 차량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입니다. 이 생산 단지에서는 전기 및 하이브리드 승용차뿐만 아니라 버스 및 트럭 섀시, 그리고 핵심 부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까지 함께 생산됩니다. 이와 같은 ‘수직 계열화’ 전략을 통해 BYD는 현지에서 생산부터 공급망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될 것입니다.
현지화 전략과 기술적 우위
BYD는 브라질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전략을 선보였습니다. 공장 개소식에서 브라질에서 널리 사용되는 에탄올과 가솔린을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퓨얼(Flex-Fuel)’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대부분의 브라질 차량이 플렉스 퓨얼을 지원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BYD의 공격적인 행보에 기존 남미 시장의 강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돌핀 미니’와 같은 모델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가 현지 제조업체들을 강력하게 압박하자, 경쟁사들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높여달라고 요구하는 등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구 기업들이 지배해 온 라틴 아메리카 자동차 시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기술 혁신으로 시장 기준을 재정의하다
BYD의 공세는 해외 시장 확장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공개한 ‘2026년형 씰(Seal) 05 DM-i’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모델은 한 번의 주유와 완전 충전으로 최대 1,243마일, 즉 약 2,000km에 달하는 경이로운 총주행거리를 달성했습니다.
이 차량에는 BYD의 최신 5세대 DM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되었습니다. 1.5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전면 전기 모터의 조합은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개선했으며, 이는 도심 주행과 고속도로 주행 모두에서 연비 저하 없이 부드러운 주행 경험을 제공하려는 BYD의 정교한 기술력을 보여줍니다.
5세대 DM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뛰어난 효율성
신형 씰 05 DM-i에는 15.87kWh 용량의 블레이드 배터리 팩이 장착되어 순수 전기 주행 능력이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기존 모델의 순수 전기 주행 가능 거리가 34마일(약 55km)에 불과했던 반면, 신형은 CLTC 테스트 기준 80마일(약 129km)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NEDC 테스트 기준 평균 연비는 갤런당 76마일(약 32.3km/L)에 달해, 긴 주행거리와 낮은 연료 소비를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실내는 8.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1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깔끔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시장 반응과 판매 성과
씰 05 DM-i 모델의 인기는 판매량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한 달간 13,495대가 판매되었으며,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49,821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해당 기간 BYD 전체 판매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수치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모델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모델은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에서 BYD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