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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위기와 현주소: 실적 부진 속 미국 현지 오너들의 금융 부담 실태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 테슬라가 예상을 깨고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를 선제적으로 공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통상적으로 1월 초에 전년도 4분기 및 연간 인도량을 발표하던 관례를 깬 것으로, 이는 다가오는 공식 실적 발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의 충격을 사전에 완화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테슬라가 지난 2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예상 판매량은 42만 2,8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테슬라 쇼크’라 불렸던 지난 2분기의 감소폭인 13.5%를 상회하는 수치로, 실적 부진의 골이 예상보다 깊음을 시사한다.

연간 실적 역시 암울하다. 올해 전체 판매량은 164만 752대로 전년 대비 8.3% 줄어들 것으로 보여 2년 연속 역성장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부진의 배경에는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행보가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면서 촉발된 불매 운동이 판매량 감소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더불어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까지 겹치며 테슬라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중국발 공세와 좁혀지는 격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또한 테슬라를 옥죄고 있다. 중국의 비야디(BYD)가 턱밑까지 추격해온 상황에서 테슬라의 독주 체제는 이미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 BYD는 테슬라와의 격차를 불과 2만 대 수준까지 좁혔으며, 업계에서는 올해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한 점 또한 테슬라에게는 상당한 부담 요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외신들 역시 테슬라의 이번 이례적인 데이터 공개가 중국 경쟁사들을 의식한 방어적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현지 오너들이 겪는 실제 금융 비용

거시적인 실적 지표가 하락세를 그리는 가운데, 미국 현지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테슬라 구매 및 유지 비용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캘리포니아의 유튜버 데니스 CW가 진행한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오너들과의 인터뷰는 전기차 구매자들의 다양한 금융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고성능 내연기관차에서 테슬라로 넘어온 이들은 공통적으로 차량의 성능에는 만족감을 표했으나, 매달 지출하는 비용에 있어서는 구매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인 양상을 보였다.

연봉과 선수금에 따라 갈리는 ‘극과 극’의 할부금

인터뷰에 응한 오너들의 사례를 뜯어보면, 테슬라 구매가 개인의 재정 상황에 따라 얼마나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는지가 명확해진다. IT 컨설턴트로 일하며 연간 2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의 고소득을 올리는 샘(Sam)의 경우, 전액 현금으로 차량을 구매해 매달 나가는 할부금이 전혀 없었다. 그는 연방 세액공제 혜택인 7,500달러가 구매의 주요 동기였다고 밝히며, 모델 S와 X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점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모델 3에서 모델 Y 퍼포먼스로 갈아탄 데이브(Dave)의 상황은 달랐다. 전기차 인프라 분야의 교통 엔지니어로 억대 연봉을 받는 그는 7,500달러의 세액공제와 500달러의 로열티 크레딧을 적용받고도 상당한 금액을 할부로 돌렸다. 5만 7,000달러 상당의 차량 가격 중 2만 5,000달러를 선수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를 3.99% 금리로 융자받아 매달 715달러를 납부하고 있었다. 또 다른 오너인 제이슨(Jason)의 경우 부담은 더 컸다. 그는 선수금으로 5,000달러만 납입한 탓에 4% 중후반대의 금리를 적용받아 매달 약 1,000달러에 달하는 적지 않은 금액을 할부금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